"집주인이 보증금을 5% 올리자는데, 갱신하려면 무조건 받아들여야 할까요?"
아닙니다. 계약갱신요구권을 행사해 계약을 이어 갈 때 적용되는 5%는 증액의 상한이지, 집주인이 통보하면 자동으로 확정되는 인상률이 아닙니다. 다만 인상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모든 증액 요구가 없어지는 것도 아닙니다.
증액 사유와 금액을 따져 협의하고, 다툼이 남으면 조정 등으로 해결해야 합니다.
세입자가 먼저 챙길 것은 세 가지입니다. 갱신을 요구할 기간이 남았는지, 이 권리를 이미 썼는지, 집주인이 거절한다면 법에 정한 사유에 해당하는지입니다. 계약서와 주고받은 연락을 옆에 두고 하나씩 확인해 보세요.
이 글은 2026년 10월 24일 확인한 주택임대차보호법과 법제처 생활법령정보를 기준으로 작성했습니다. 주택의 임대차를 설명하는 글이며, 상가 임대차나 등기된 전세권에는 그대로 적용하지 않습니다.

갱신을 원한다면 ‘언제 보냈나’보다 ‘언제 닿았나’

계약갱신요구권은 세입자가 계약을 한 차례 더 이어 달라고 요구할 수 있는 권리입니다. 법이 정한 기간 안에 요구하면 집주인은 정당한 사유 없이 거절하지 못합니다. 한 번 행사할 수 있고, 이 권리로 갱신되는 기간은 2년입니다.
기존 계약이 2년이었더라도 이후 거주 기간이 언제나 총 4년으로 끝나는 것은 아닙니다. 별도 합의나 묵시적 갱신이 있었을 수 있으므로 계약 이력을 함께 살펴야 합니다.
현재 일반적인 요구 기간은 계약이 끝나기 6개월 전부터 2개월 전까지입니다. 2개월 기준은 2020년 12월 10일 이후 처음 체결되거나 갱신된 계약에 적용됩니다. 오래된 계약이라면 처음 작성한 날짜만 보고 판단하지 말고 그 뒤 갱신된 내역까지 확인하세요.
기간의 근거는 주택임대차보호법 제6조와 제6조의3입니다.
민법 제111조 제1항에 따라 상대방이 있는 의사표시는 상대방에게 도달한 때 효력이 생깁니다. 요구 의사는 상대방에게 도달하도록 전달해야 합니다. 마감일에 우편을 보내는 것과 마감 전에 상대가 받는 것은 다릅니다.
특히 월말이나 휴일이 끼는 경우 임의로 날짜를 계산해 마지막 날까지 기다리지 않는 편이 안전합니다. 이 글은 계약별 마지막 날을 대신 계산하지 않습니다. 계약서의 종료일을 확인해 여유 있게 전달하고, 경계에 걸리면 상담으로 정확한 기한을 확인하세요.
문자나 메신저로 전달한다면 어느 주택의 어느 계약인지, 갱신요구권을 행사해 계속 거주하려는 것인지 분명히 적는 편이 좋습니다. 내용증명은 보낸 문서 내용의 증거를 남기는 데 쓰입니다. 내용증명만으로 실제 도달까지 모두 증명된다고 생각하지 말고 배달 결과와 상대 답변도 함께 보관하세요.
대화를 보냈다는 화면 하나보다 날짜와 상대방, 전체 맥락이 남는 기록이 도움이 됩니다.
보증금 인상은 ‘상한’과 ‘확정 금액’을 나눠 봅니다

갱신요구권으로 이어지는 계약은 종전과 같은 조건으로 다시 계약된 것으로 보되, 보증금과 차임은 법 제7조의 범위에서 증감할 수 있습니다. 제7조는 주택에 관한 조세·공과금 등 부담의 증감이나 경제 사정의 변동 때문에 약정 금액이 적절하지 않게 된 때 장래의 증감을 청구할 수 있도록 정합니다. 이는 임대인이 제7조에 따라 증액을 청구할 때의 요건입니다.
당사자가 새 조건에 합의하는 경우와 한쪽이 법에 따라 증액을 청구하는 경우는 구분해 살펴야 합니다.
증액청구는 약정 금액의 20분의 1, 즉 5%를 넘지 못합니다. 지방자치단체가 그 범위 안에서 조례로 상한을 달리 정할 수도 있습니다. 또 임대차계약을 맺거나 약정한 금액을 올린 뒤 1년 이내에는 증액청구를 하지 못한다는 제한도 있습니다.
계약 종류와 시점에 따라 적용을 따져야 하므로 ‘일 년마다 당연히 올려도 된다’는 뜻으로 읽으면 안 됩니다.
가령 보증금만 2억 원인 계약에서 그 금액에 단순히 5%를 적용하면 1천만 원입니다. 이것은 계산을 설명하기 위한 가정일 뿐 실제로 1천만 원을 올려 줘야 한다는 결론은 아닙니다. 보증금과 월세가 함께 있거나 서로 전환하는 경우에는 이 계산 하나로 판단할 수 없습니다.
기존 계약 금액, 지난 증액 시점, 요구하는 변경 내용을 나눠 적어 확인해야 합니다.
인상 요구를 받으면 먼저 금액과 적용 시점을 문서로 받아 두세요. 갱신 의사는 분명하게 전달하되 금액 협의는 별도로 기록하는 편이 혼선을 줄입니다. ‘5% 이하면 무조건 수용’도, ‘동의하지 않으면 어떤 증액도 불가능’도 정확한 설명이 아닙니다.
합의되지 않는다고 임의로 임대료 지급을 끊지 말고, 현재 의무와 다투는 부분을 나눠 상담받으세요.
갱신을 거절한다면 사유와 사실을 같이 확인합니다

주택임대차보호법 제6조의3 제1항에는 갱신을 거절할 수 있는 사유가 아홉 갈래로 정해져 있습니다. 세입자가 2기분 차임액에 이를 만큼 연체한 사실, 거짓이나 부정한 방법으로 임차한 경우, 서로 합의해 집주인이 상당한 보상을 제공한 경우가 포함됩니다. 2기분은 ‘늦게 낸 횟수 두 번’과 같은 말이 아니므로 연체액과 기록을 구분해 봐야 합니다.
그 밖에 집주인 동의 없이 전부 또는 일부를 다시 세 놓은 경우, 고의나 중대한 과실로 집을 파손한 경우, 집이 멸실돼 임대차 목적을 달성할 수 없는 경우도 있습니다. 철거·재건축은 그 말만 하면 되는 것이 아닙니다. 계약 때 공사 계획을 구체적으로 알린 경우, 노후·훼손 등으로 안전사고 우려가 있는 경우, 다른 법령에 따라 철거·재건축하는 경우 등 조문에 정한 조건을 살펴야 합니다.
집주인 본인이나 직계존속·직계비속이 실제 거주하려는 경우도 거절 사유입니다. 나머지 하나는 임차인의 의무를 현저히 위반했거나 임대차를 계속하기 어려운 중대한 사유가 있는 경우입니다. 따라서 ‘집을 팔 예정’이라는 말만으로 곧바로 나가야 한다거나, 반대로 매매가 관련되면 어떤 경우에도 거절할 수 없다고 단정하면 안 됩니다.
새 소유자의 실거주 주장 등 구체적인 사정은 별도로 확인해야 합니다.
실거주를 이유로 거절한 뒤, 갱신됐다면 이어졌을 기간이 끝나기 전에 정당한 사유 없이 제3자에게 임대하면 손해배상 문제가 생길 수 있습니다. 법 제6조의3 제5항·제6항이 근거입니다. 제3자에게 세를 준 사실만 보이더라도 정당한 사유의 유무 등 사실관계를 더 확인해야 합니다.
거절 통지와 기존 계약서, 실제 이사 관련 자료를 보관하되 보상금이 자동 지급되는 것처럼 기대하지는 마세요.
아무 말 없이 이어진 계약은 갱신요구권 행사와 다릅니다

묵시적 갱신은 정해진 기간에 갱신 거절이나 조건 변경 등의 통지가 없을 때 법에 따라 종전 조건으로 계약이 이어지는 제도입니다. 현재 일반적인 계약에서는 집주인의 통지 기간이 만료 6개월 전부터 2개월 전까지이고, 세입자도 만료 2개월 전까지의 통지 여부를 살펴야 합니다. 어느 한쪽의 유효한 통지가 있었다면 ‘아무 말 없이 갱신됐다’고 볼 수 있는지부터 달라집니다.
묵시적 갱신이 인정되면 존속기간은 2년으로 봅니다. 다만 2기분 차임액에 달하는 연체나 현저한 의무 위반 등 법이 정한 예외가 있으므로 연락이 없었다는 이유만으로 갱신을 확정하지는 마세요. 이전 계약과 연락 내역을 함께 보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중요한 차이는 갱신요구권을 썼는지입니다. 묵시적 갱신 그 자체를 계약갱신요구권 행사로 보지 않는다는 것이 공식 설명입니다. 합의로 계약을 다시 썼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요구권 사용 여부를 단정할 수 없습니다.
계약서에 적힌 내용과 당시 의사표시를 확인해야 합니다. ‘이 집에 오래 살았으니 이미 사용했다’는 식의 설명은 충분하지 않습니다.
나중에 계약을 끝내는 방법도 확인하세요. 묵시적 갱신의 경우 세입자는 언제든지 해지를 통고할 수 있고, 집주인이 받은 날부터 3개월이 지나면 효력이 생깁니다. 갱신요구권으로 갱신된 계약에도 법 제6조의3 제4항에 따라 같은 해지 규정을 준용합니다.
두 제도 모두 ‘오늘 통지했으니 오늘부터 월세 의무가 사라진다’는 뜻은 아닙니다. 별도 합의나 계약 만료 등 사정을 함께 확인해야 합니다.
새 계약서보다 먼저 챙길 기록이 있습니다

계약을 이어 가기로 했다면 기존 계약서부터 버리지 마세요. 계약의 시작일과 종료일, 보증금과 월세, 이전에 올린 날짜, 확정일자, 갱신요구권 사용 여부가 한눈에 이어져야 합니다. 새 종이에 서명했다는 사실보다 기존 계약에서 무엇이 달라졌는지를 표시하는 편이 실제로 도움이 됩니다.
주고받은 문자와 이메일은 앞뒤가 보이게 보관하세요. 갱신을 요구한 날짜, 상대방이 받은 사실, 집주인의 거절 이유, 제안한 금액과 합의한 금액을 구분해 두면 나중에 서로 다른 기억으로 다투는 부분을 줄일 수 있습니다. 계약서 사진에는 주민등록번호나 연락처가 들어갈 수 있으므로 공개 게시판에 그대로 올리지는 마세요.
상담에 필요한 범위만 안전하게 전달해야 합니다.
기존 확정일자가 있는 계약서와 새 합의 내용도 함께 보관하세요. 특히 보증금을 올린 경우 종전 계약서의 확정일자만으로 증액분까지 같은 순위로 보호된다고 단정하지 마세요. 증액 내용을 적은 계약서나 변경계약서를 작성하고 그 계약서에 확정일자를 별도로 받아, 증액분에 대해서는 그 확정일자부터 후순위권리자보다 우선변제를 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계약 조건 변경은 금액 합의뿐 아니라 보증금 보호와도 연결되는 문제입니다.
확인 순서는 어렵지 않습니다. 계약서에서 만료일과 과거 갱신 내용을 보고, 요구 기간을 확인하고, 갱신 의사를 전달한 기록을 남깁니다. 그다음 증액 요구나 거절 사유를 따로 검토하세요.
이 순서를 뒤집어 인상액부터 다투다가 정작 갱신 의사를 제때 전달하지 못하는 상황을 피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결론은 ‘무조건 수용’도 ‘무조건 거절’도 아닙니다
갱신요구권은 한 번 더 살 기회를 지켜 주는 장치이고, 임대료 증액 규정은 그 과정에서 금액을 정할 범위를 정하는 장치입니다. 두 가지를 한꺼번에 ‘집주인이 부르는 금액을 내야 연장된다’로 묶으면 세입자에게 주어진 선택지를 놓치게 됩니다. 반대로 법에 권리가 있다는 이유만으로 기간이나 거절 사유를 확인하지 않아도 되는 것은 아닙니다.
지금 바로 할 일은 계약서를 꺼내는 것입니다. 만료일, 과거 갱신 내역, 임대료 변경 이력과 최근 연락을 모아 두세요. 뜻이 불명확한 통지나 기간 계산, 실거주·매매가 얽힌 분쟁은 추측으로 결론 내리지 말고 공식 상담으로 확인하세요.
법률구조공단이나 주택임대차분쟁조정위원회 등에서 자신의 사실관계에 맞는 절차를 안내받을 수 있습니다.
이 글은 일반적인 주택임대차 제도를 설명한 참고 정보입니다. 개별 계약에 대한 법률 판단이나 기한 계산을 대신하지 않습니다. 법령과 안내는 바뀔 수 있으므로 실제 의사표시와 계약 체결 전에는 아래 공식 자료의 현행 내용도 확인해 주세요.
출처: 국가법령정보센터 주택임대차보호법 제6조의3, 제7조 차임 등의 증감청구권, 법제처 생활법령정보 임대차계약의 갱신, 증액분 확정일자 안내, 민법 제111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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