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가 등락에 흔들리는 투자자, 답은 정반대다
주가가 오르면 팔고, 떨어지면 사야 한다고 믿는다. 틀렸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제주포럼에서 정반대 조언을 던졌다. “샀다 팔았다 하지 말고 그냥 갖고 있으라.” 단기 거래는 노이즈에 흔들리는 행위일 뿐, 메모리 반도체의 구조적 성장은 시간이 증명한다는 것이다.
최 회장은 1월 15일 오전 대한상공회의소 제주포럼이 열린 제주신라호텔에서 권석준 성균관대 교수와 ‘인공지능(AI)가 가져올 미래와 한국경제의 성장 담론’을 주제로 대담했다. 사회는 이재욱 서울대 AI연구원장이 맡았다. 본격 대담 전, SK하이닉스 주가 질문이 터졌고 최 회장은 명쾌하게 답했다.
주가는 현상 반영 아닌 기대의 함수
최 회장은 “주가는 현상을 그대로 반영하지 않는다”고 잘라 말했다. 기업 실적이나 기술력보다 시장의 기대가 주가를 움직인다. 기대가 높아지면 급등하고, 조금 아닌 것 같으면 급락한다. 변동성은 본질이 아니라 감정의 산물이다.
“지금 기하급수적으로 메모리 수요가 늘어나는 상황이고,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의 주가가 올라가는 것도 이러한 이유 때문이다.” 최 회장이 지목한 핵심은 AI다. AI 모델 학습과 추론에 고대역폭 메모리(HBM)가 필수이고, 데이터센터·엣지 디바이스 확산으로 DRAM·NAND 수요는 구조적으로 증가한다.
메모리 반도체 수요 증가 배경
- 생성형 AI 모델(GPT-4, Gemini 등) 파라미터 폭증 → HBM3E, GDDR 수요 급증
- 클라우드·하이퍼스케일 데이터센터 확장 → 서버용 DDR5, LPDDR5X 물량 증가
- 자율주행·스마트폰·AR/VR 디바이스 → 온디바이스 AI 메모리 탑재 확대
- 삼성전자·SK하이닉스 HBM 공급 과점 → 가격 협상력 강화
이 수요는 일시적 유행이 아니다. AI 칩 설계사들은 메모리 대역폭을 병목으로 지목하고, HBM 적층 기술과 CXL(Compute Express Link) 메모리 풀링을 차세대 표준으로 밀고 있다. 메모리는 반도체 생태계의 기초 자원이며, AI 시대에는 더욱 그렇다.
우상향 트렌드, 시간이 증명한다
“메모리는 앞으로도 계속 필요하기 때문에 시간을 두면 우상향으로 간다.” 최 회장은 장기 관점을 강조했다. 다음 달 주가가 어떻게 될지는 본인도 모른다. 단기 예측은 불가능하고 의미도 없다. 중요한 건 방향성이다.
SK하이닉스는 2023년 4분기 흑자 전환 이후 2024년 영업이익 20조 원대를 기록했다. HBM3E 공급 독점과 엔비디아·AMD 주요 고객사 확보가 실적을 떠받쳤다. 2025년에도 HBM4 양산 준비와 DDR5 점유율 확대로 성장세는 지속된다. 삼성전자 역시 파운드리 부진에도 메모리 부문은 안정적 캐시카우 역할을 한다.
SK하이닉스·삼성전자 메모리 사업 현황
| 기업 | 주요 제품 | 2024 실적(추정) | 2025 전망 |
|---|---|---|---|
| SK하이닉스 | HBM3E, DDR5, LPDDR5X | 영업이익 20조 원대 | HBM4 양산, AI 서버 수요 확대 |
| 삼성전자 | HBM3E, DDR5, V-NAND | 메모리 부문 흑자 회복 | 파운드리 투자 병행, HBM 점유율 확대 |
업황 사이클은 존재한다. 메모리 반도체는 공급 과잉과 품귀를 반복해왔다. 그러나 AI 수요는 과거 PC·스마트폰 교체 주기와 다르다. 데이터센터는 24시간 가동되고, 모델 크기는 기하급수로 커진다. 수요 바닥이 높아졌고, 피크는 더 가파르다. 시간을 두고 보면 우상향은 자명하다.
샀다 팔았다 말고, 보유하라
“당장 다음 달에 어떻게 될지는 나도 모르지만 샀다, 팔았다 하지 말고 그냥 갖고 있으라.” 최 회장의 조언은 단순하다. 타이밍을 맞추려는 순간 손실이 시작된다. 시장을 이기려는 투자자는 대부분 실패한다.
장기 보유 전략은 변동성을 무기로 바꾼다. 단기 하락은 평단가를 낮출 기회이고, 상승은 복리 효과를 누적시킨다. SK하이닉스는 2022년 메모리 한파 때 주가 7만 원대까지 떨어졌지만, 2024년에는 20만 원을 돌파했다. 2년간 보유한 투자자는 3배 수익을 챙겼다. 중간에 패닉셀한 이들은 손실로 끝났다.
장기 보유가 유리한 이유
- 거래 비용 절감: 매매 수수료·세금 최소화
- 복리 효과 극대화: 배당 재투자와 시간 가치 누적
- 감정적 판단 차단: 공포·탐욕 사이클에서 이탈
- 구조적 성장 수혜: 단기 노이즈 무시, 본질 가치 실현
물론 무조건 보유는 아니다. 기업 펀더멘털이 무너지면 손절이 답이다. 하지만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는 기술 경쟁력·재무 건전성·시장 점유율 모두 최상위다. HBM 시장은 사실상 과점이고, AI 반도체 공급망에서 대체 불가능하다. 펀더멘털이 살아 있는 한 보유는 합리적 선택이다.
AI 시대 한국 경제, 지능 수출이 답이다
최 회장은 대담에서 AI 시대 한국 경제의 성장 어젠다로 ‘지능 수출’을 제시했다. 반도체 하드웨어만으로는 부족하다. AI 모델·소프트웨어·서비스까지 패키지로 수출해야 부가가치를 극대화한다는 구상이다.
한국은 메모리 반도체 세계 1위, 5G·디스플레이·배터리 등 하드웨어 경쟁력은 검증됐다. 문제는 소프트웨어·플랫폼 생태계가 취약하다는 점이다. 구글·오픈AI·메타가 AI 모델을 독점하고, 클라우드는 AWS·애저·GCP가 지배한다. 한국은 부품 공급자에 머문다.
최 회장이 강조한 ‘지능 수출’은 하드웨어에 AI 솔루션을 결합한 통합 수출 모델이다. 예를 들어 SK하이닉스 HBM에 자체 AI 추론 가속기와 최적화 소프트웨어를 번들로 제공하거나, 삼성전자가 갤럭시 온디바이스 AI를 B2B SaaS로 확장하는 식이다. 단순 부품 판매가 아니라 지능형 시스템 수출로 전환해야 한다.
지능 수출 전략 구성 요소
- 하드웨어: HBM, AI 가속기, 엣지 디바이스
- 소프트웨어: 경량 AI 모델, 추론 엔진, MLOps 플랫폼
- 서비스: AI 컨설팅, 커스터마이징, 유지보수·업데이트
- 데이터: 산업별 학습 데이터셋, 합성 데이터 생성 기술
이 전략이 성공하려면 정부·대기업·스타트업 협업이 필수다. 정부는 AI 연구개발 투자와 규제 샌드박스를 확대하고, 대기업은 오픈소스 모델 기여와 생태계 육성에 나서야 한다. 스타트업은 틈새 AI 솔루션으로 글로벌 진출을 시도한다. 한국이 AI 시대 주도권을 잡으려면 하드웨어 우위를 지능 수출로 전환하는 것이 유일한 길이다.
결론: 변동성은 노이즈, 본질은 성장이다
최태원 회장의 메시지는 명확하다. 주가 등락에 휘둘리지 마라. 메모리 반도체는 AI 시대 필수 인프라이고, 수요는 구조적으로 증가한다. 단기 거래는 감정의 게임이고, 장기 보유는 본질의 승리다.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는 HBM·DDR5 시장을 과점하고, 기술 격차는 벌어지고 있다. 펀더멘털이 무너지지 않는 한 시간은 투자자 편이다. 샀다 팔았다 반복하는 순간 수익은 증발한다. 그냥 갖고 있어라. 시간이 증명할 것이다.
AI 시대 한국 경제는 하드웨어 우위를 지능 수출로 전환해야 한다. 반도체만으로는 부족하다. 소프트웨어·서비스·데이터를 패키지로 묶어 글로벌 시장을 공략하라. 그것이 최태원 회장이 제시한 성장 어젠다이고, SK와 삼성이 걸어갈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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